[2012년 디자이너 15] 디자인 환경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디자인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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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강 사업으로 동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했을 때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일은? 2010년 슬로워크는 아이폰 바탕화면을 만들어 생존을 위협받는 법정 보호종 동식물 12종을 알렸다. 그 방법은 슬로워크가 운영하는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한 무료 배포. 4대 강 사업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하고 공감했다. 내친김에 포스터도 만들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알리고자 영문판도 만들었다. 그 결과 하루 방문자 수가 200만 명이 넘는 미국 친환경 전문 블로그 트리허거(treehugger.com)에 슬로워크의 포스터와 함께 4대 강 사업에 대한 정보가 소개됐다. 연말에는 달력을 만들어 판매했는데, 역시 반응이 좋았다.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디자이너들의 인센티브로 쓰고 나머지는 녹색연합에서 발행하는 생태 환경 문화 월간지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 기부했다. 클라이언트도 없이 자체 진행한 이 캠페인은 슬로워크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디자인 회사이긴 하지만 슬로워크가 세련된 디자인 결과물을 내놓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는 디자인 이전에 내용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슬로워크를 이끄는 임의균 대표의 말이다. 환경과 사회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는 이들의 대표 클라이언트는 아름다운재단, 세이브더칠드런, 유니세프 등 비영리 기관. 매번 넉넉지 않은 예산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좋은’ 일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더욱 책임감을 갖고 디자인한다.

 

profile

1990년대 후반 임의균 대표가 참여연대에서 잠깐 일하던 당시, 넉넉지 않은 예산 탓에 그가 회화를 전공했다는 이유로 디자인 업무를 담당했던 것이 슬로워크 설립으로 이어졌다. 블로그(www.slowalk.com)와 트위터(@slowalk_)를 운영하며 사회와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에 대해 알리고 있다. www.slowalk.co.kr
왼쪽부터 노길우·이동형·강혜진 디자이너, 임의균 대표. 이번 인터뷰 촬영의 영광은 지면에 소개될 기회가 없었던 막내 디자이너 3명에게 돌아갔다. 디자이너들이 들고 있는 엽서는 생명을 존중하고 생태계를 생각하는 정치인을 지지하고, 생태계를 위해 투표하겠다는 의견을 표현한 슬로워크의 자체 캠페인.

‘좋은 일일수록 더 폼이 나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그렇다고 멋지고 폼 나게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위한 디자인을 결과물로 만들 땐, 환경을 생각하는 것 역시 잊지 않는다.
“기부를 위한 저금통을 만들어달라는 의뢰가 들어온 적이 있어요. 그런데 새로 저금통을 제작하는 것보다 버려진 깡통이나 페트병을 저금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그림 설명서로 만들어 PDF로 배포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이들은 또한 ‘그린 디자인’하면 재생지에 콩기름 인쇄만을 떠올리는 1차원적인 방법보다 훨씬 본질적인 해결책을 제안한다. 슬로워크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모든 디자이너가 블로거로 활동하며 디자인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리고 함께 공유한다. “디자인은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관계와 소통이 중요한 거죠. 슬로워크가 시대적 요구와 우리를 둘러싼 이해관계에서 교집합을 찾아나가는 디자인 회사였으면 해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이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클라이언트에게는 작업 시간을 충분히 달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또 소량 인쇄를 권하고, 작은 인쇄소에 맡긴다. 디자인 생태계에서 교집합을 만들기 위한 작은 노력이다. 이러한 슬로워크의 활동은 환경 컨설팅과 CSR 컨설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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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녕’ 포스터 4대 강 사업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12종의 동식물을 알리기 위해 만든 포스터다. 2010년 아이폰 바탕화면으로 시작해 포스터, 달력, 엽서까지 만들었다. 2 희망제작소 CI 실천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민간 싱크탱크의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2006년 슬로워크의 디자인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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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이브더칠드런의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페인 2007년 처음 시작한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페인은 후원자들이 직접 털모자를 떠서 도움이 필요한 곳에 보내는 참여형 기부 캠페인이다. 캠페인 엠블럼과 시즌 1, 2에 이어 시즌 4, 5 키트를 디자인했다.

 

 

기자/에디터 : 김영우 / 사진 : 인물 사진: 김동오

[출처] 월간디자인(2012년 1월호) ⓒDesign.co.kr
[원문 보기] http://www.design.co.kr/section/news_detail.html?info_id=58422&category=000000060003